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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등 아래 반지 찾는 사람

담빛 2025. 8. 25. 09:54

 

 

 

가로등 아래에서 반지를 찾는 사람을 바라본다.

그는 분주히 땅을 더듬으며, 눈빛은 오직 빛이 닿는 영역에만 고정되어 있다.

 

그러나 나는 안다.

반지가 떨어진 곳은 그 빛의 원 안이 아니라,

어둠 속 어딘가라는 것을.

그럼에도 그는 불빛 아래에만 시선을 둔다.

왜냐하면 그곳만이 눈에 보이기 때문이다.

 

이 장면은 단순한 우화 이상의 것을 말한다.

인간은 종종 문제의 근원을 찾기보다,

눈에 익숙하고 손쉬운 장소에서만 답을 구한다.

어둠 속을 감히 들여다보려는 용기보다,

밝게 비추는 안전한 공간에 머무는 편이 덜 고통스럽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선택은 문제를 풀어내지 못한 채, 무한한 반복 속에서 자신을 지치게 만든다.

관찰자로서 나는 묻는다.

우리는 어디에서 잃어버린 것을 찾고 있는가.

혹은, 정말로 찾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가.

불빛 아래의 수색은 어쩌면 찾음의 연극에 불과하다.

 

스스로를 안심시키기 위해, "나는 노력하고 있다"는 증거를 남기기 위해, 빛나는 영역만을 배회하는 것일 수 있다.

그러나 잃어버린 반지를 찾으려면, 결국 어둠 속으로 발을 들여야 한다.

 

불확실성과 두려움, 손에 잡히지 않는 낯선 영역 속으로.

그것은 더디고 위험한 길이지만, 거기에서만 진짜 탐색이 시작된다.

진리를 찾는 일,

삶의 의미를 묻는 일,

사랑을 붙잡는 일 모두 마찬가지다.

 

우리가 애써 회피하는 어둠 속에서만 진실한 반짝임이 발견된다.

가로등은 인간의 이성, 제도, 익숙한 규칙을 상징한다.

 

그 빛은 필요하지만,

모든 것을 비추지는 못한다.

 

관찰자의 눈에는, 가로등 아래서 반지를 찾는 사람의 모습이 애처롭고도 낯설다.

 

왜냐하면 그것은 곧 우리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빛 속에 안주하며, 어둠 속을 외면하는 존재.

 

그리고

그 외면의 대가로, 

우리는 여전히 그 잃어버린 것을 찾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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