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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이라는 것들

담빛 2025. 8. 23.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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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일부:: 경남 남해군 아기자기한 바닷가에 물건리가 있다. 잘 조성된 방풍림이 천연기념물일 만큼 명승 해안 마을이다. 상록수 공부하러 갔다가 한번 들으매 잊을 수 없는 이름의 물건중학교가 있어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빗방울 흔적, 뛰놀던 운동화 자국이 뚜렷하게 어울린 운동장을 손바닥으로 쓰다듬어 보았다. 물건리의 물건은 우리가 짐작하는 그 물건은 아니다. 지세가 ‘물’(勿)자 혹은 ‘수건 건’(巾)자 모양을 닮아서 물건(勿巾)이다. 학교마다 명물은 있고, 여기 졸업생들 사회로 나가 물건리 출신답게 물건이 되고 명사가 되기도 하였을까.>

 

 

명품은 기능적 물건이라기보다, 사회적 언어다.

그것은 어떤 이에게는 ‘자기 보상의 상징’이고,

또 다른 이에게는 ‘타인의 시선을 통해 얻는 지위의 표식’이다.

 

중요한 것은 명품이 ‘얼마나 좋은 물건인가’가 아니라,

그것을 소유하고 드러냄으로써 사회적 힘의 위계를 확인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명품백을 둘러싼 논란은

단순히 한 개인의 소비 습관을 비판하는 수준에서 멈추지 않는다.

그것은 권력과 욕망이 어떤 방식으로 결탁하는지를 드러내는 사건이다.

 

특히 ‘김건희 명품백’은 사적 욕망의 기호가 공적 권력의 상징으로 전환되는 순간을 보여준다.

개인의 선택이 사회적 함의를 넘어, 권력과 도덕, 투명성의 문제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명품은 본래 “희소성”에서 가치를 얻는다.

그러나 권력자의 손에 들어간 명품은 희소성이 아니라 권력의 언어가 된다.

그것은 더 이상 단순한 가죽 가방이 아니라,

공적 신뢰와 사적 욕망이 충돌하는 장치다.

 

즉, 명품 그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그것이 어떻게 권력 관계 속에서 해석되고 소비되는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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