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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어게인 집회’에 울려퍼진 K리그 응원곡…‘혐오 범벅’ 개사까지

담빛 2025. 8. 18. 09:54

한겨레 사회사회일반

임재희,장종우기자수정 2025-08-18 08:34등록 2025-08-18 07:00

‘윤 어게인’ 시위 참가자들이 지난 5일 밤 서울 중구 명동 인근을 행진하고 있다. 임재희 기자

<기사 일부분 ::  축구 팬들은 팀 이미지에 혐오와 정치적 주장이 덧칠될까 우려했다. 17년차 대구에프시 팬 김민수(25)씨는 “처음 대구FC 축구를 보러 온 사람들에게 대구FC 전성기를 상징하는 ‘그 겨울’이 ‘윤석열 응원가’로 인식될까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13년차 수원 삼성 팬 강아무개(29)씨는 “팀과 선수를 지지하는 응원가를, 누군가를 비방하고 혐오하기 위한 의도로 사용하는 건 큰 문제”라며 “원래 가사에 담은 의미가 날조·왜곡됐다”고 했다. 수원 삼성 서포터즈 ‘프렌테 트리콜로’는 지난달 20일 “정치 세력은 집회에서 수원의 응원가를 도용하는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는 성명까지 냈다. 이들은 “(응원곡 무단 사용을) 수원 서포터에 대한 모욕이자 도전으로 간주해 강경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디오니소스적 힘과 반동적 에너지

니체가 보기에 음악과 응원은 본래 디오니소스적 힘의 발현입니다.

리듬과 함성, 집단적 고양은 인간을 고립된 개인에서 벗어나 공동의 생명력 속으로 녹아들게 합니다.

축구장에서의 K리그 응원가는 이런 ‘생성하는 힘’을 드러내는 전형적인 장치이지요.

그러나 그것이 집회에서 혐오를 담은 개사로 사용될 때,

본래의 생명력은 사라지고, 단지 타자에 대한 반동적 감정으로 변질됩니다.


노예 도덕의 언어

니체는 노예 도덕을 “자기 힘을 창조하지 못하고 타자를 부정함으로써만 의미를 얻는 도덕”이라 했습니다.

‘혐오 범벅’의 개사 응원가는 바로 이러한 노예 도덕의 집단적 언어입니다.

그곳에서 사람들은 자기 힘을 긍정하거나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지 않고,

단지 특정 집단이나 인물을 조롱·비난함으로써 순간적인 쾌감을 느낍니다.

이는 힘의 발현이 아니라, 힘의 결핍을 드러내는 신호에 가깝습니다.


집단심리와 권력의 연극

집단이 한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고 혐오를 외칠 때,

개인은 잠시나마 자신의 나약함을 잊습니다.

그러나 니체적 관점에서 이는 진정한 힘이 아니라 **집단적 무리 본능(herd instinct)**의 산물입니다.

무리는 긍정적 창조 대신 모방과 증오로 결속합니다.

권력자는 이런 무리 본능을 적극 활용하며, 혐오의 합창을 통해 권력의 연극을 완성하지요.


니체적 대안 ― 긍정의 노래

니체가 요청한 것은 삶을 ‘예’라고 말하는 긍정의 태도였습니다.

진정한 음악과 응원은 타자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과 공동체의 힘을 고양하는 축제적 언어여야 합니다.

혐오의 개사는 결국 자기 힘을 갉아먹는 언어이고, 그 자리에 남는 것은 공허와 원망뿐입니다.
니체라면 묻습니다:

“너희는 노래를 증오의 도구로 쓸 것인가, 아니면 삶을 더 풍성하게 만드는 힘의 도구로 쓸 것인가?”


따라서, 니체적 시선에서 ‘윤어게인 집회’의 개사 응원가는 집단적 디오니소스적 힘의 타락한 형태,

곧 창조가 아닌 반동, 긍정이 아닌 부정으로의 전락입니다.

진정한 힘의 정치라면 노래를 통해 새로운 가치와 긍정의 공동체를 창조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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