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사설.칼럼사설[사설]
- 수정 2025-08-06 18:41
- 등록 2025-08-06 18:06
고독과 자기극복의 딜레마
니체는 고독을 단순한 외로움이 아닌, 자기 자신과 직면하는 ‘깊은 자기성찰의 시간’으로 보았습니다.
그러나 이 국장이 겪은 ‘홀로 괴로움’은 니체가 긍정한 고독과는 다른, 사회적 단절과 고립의 차원입니다.
니체적 시선에서 볼 때, 개인이 사회적 고립 속에서 스스로를 극복하지 못하고 좌절에 빠진 상황은
심각한 ‘생명력 상실’의 신호입니다.
이는 단지 개인의 비극을 넘어,
사회 전체가 ‘힘 있는 삶’과 ‘자기극복’의 조건을 제대로 제공하지 못했음을 의미합니다.
위선적 사회와 가치의 붕괴
니체는 기존 사회가 ‘위선적인 도덕’과 ‘거짓 가치’로 개인을 억압한다고 비판했습니다.
권익위 국장의 죽음은 그러한 위선과 부조리한 현실이 낳은 비극으로 볼 수 있습니다.
진정한 정의와 용기를 요구하는 자리에서, 그가 혼자서 고통을 견뎌야 했다는 사실은
사회가 진실과 책임을 회피하는 ‘가치 붕괴’ 상태임을 적나라하게 드러냅니다.
죽음의 긍정과 삶의 축제로서의 변화 요청
니체는 ‘죽음조차 긍정하는 삶의 태도’를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이 죽음이 ‘덮여지고 잊힌다면’, 그것은 삶에 대한 부정이자, 죽음마저도 부정당하는 비극입니다.
이 사건이 제대로 다뤄지고, 고통받는 개인과 사회의 문제를 깊이 성찰하는 것은
니체가 말한 ‘삶의 축제’를 위한 필수적 조건입니다.
죽음을 단순한 끝으로 묻지 않고, 이를 통해 사회가 자기 자신을 재창조하는 계기로 삼아야 합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니체의 시선에서, 권익위 국장의 ‘홀로 괴로웠던 죽음’은 개인의 비극을 넘어선 사회적 위기입니다.
- 개인이 자기극복에 실패한 배경에는 사회의 ‘가치 붕괴’와 ‘위선’이 자리 잡고 있으며,
- 이 죽음을 덮어서는 안 되는 이유는 진정한 삶과 죽음의 긍정을 위한 ‘사회적 자기성찰’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 죽음은 우리 사회가 ‘힘 있는 삶’을 다시 묻고,
진정한 정의와 책임을 회복하는 출발점으로 삼아야 할
니체적 ‘철학적 사건’이라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