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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아닌’ 이 주는 다양한 의미

담빛 2025. 8. 8. 07:26

한겨레 사설.칼럼칼럼/ [8월7일 뉴스뷰리핑]권태호기자수정 2025-08-07 10:40등록 2025-08-07 09:09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6일 서울 종로구 민중기 김건희 특별검사팀 사무실에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김건희는 왜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라 했을까?

― 니체가 이 장면을 봤다면 뭐라고 했을까?

한 여인이 말했다.
“나는… 아무것도 아닌 사람입니다.”

사람들은 놀랐다.
“퍼스트레이디가? 대통령 부인이? 나라를 대표하는 얼굴이?
어떻게 감히, 그렇게 말할 수 있지?”

그런데 니체가 이 말을 들었다면—아마 이렇게 한 마디 던졌을지도 모른다.

“그래. 그런 말은, 두 종류의 사람만 해.
자기 자신을 전혀 모르는 사람과, 너무도 잘 아는 사람.”


니체에게 있어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고정된 ‘무언가’가 아니야.
신이 죽은 시대, 절대적인 가치가 무너진 세상에서
사람은 더 이상 ‘누가 만들어준 위치나 이름’으로 살아갈 수 없어.

그렇다면?

자신이 직접 되어가는 것—그게 니체가 말한 ‘초인(Übermensch)’이야.

니체는 말했지.

“너는 너 자신을 초월하여 창조할 용기가 있는가?”
“너는 네 그림자를 사랑할 수 있는가?”

이런 관점에서 보자면,
"나는 아무것도 아닌 사람입니다"라는 말은
자기 자신에 대한 무지와 회피, 혹은
책임을 회피하는 절묘한 언어 트릭으로 들릴 수 있어.

왜냐하면 니체에게 인간이란
"나는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말할 수 없는 존재야.

왜? 항상 되어가고 있기 때문이야.


게다가 니체는 ‘가면’을 중요하게 생각했어.  그는 말했지.

“인간은 사회 속에서 가면을 쓰고 살아간다.
그러나 진짜 위험한 건, 가면을 쓴 채 자신이 그 가면이라는 착각에 빠지는 것이다.”

그녀가 말한 ‘아무것도 아닌 사람’은 정말 ‘겸손’이었을까?
아니면 ‘책임의 가면’을 벗기 위한 말장난이었을까?

니체는 물었을 거야.

“너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말하지만,
그 말로부터 도망가려는 것이야,
아니면 진정 스스로를 넘어설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냐?”


결국 니체가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이것이야.

“그대,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라고 말하지 마라.
그대는 아직 아무것도 되지 않았을 뿐이다.
그러니 지금부터 무엇이 될지를 선택하라.”


 

가면을 쓰고
벗었다 말하네 또
가면인 채로


"아무것도?"라
초인은 웃으며 묻지
"그대여, 누구?"


힘은 있으나
책임은 없다는 말
텅 빈 중심축


말이 가볍다
권력이 입은 옷 속
허공이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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