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겨레 사설(수정 2025-07-27 18:31/등록 2025-07-27 18:00) 에서 참조

니체의 관점에서 본 김건희 목걸이 논란
― ‘진리’는 누가, 무엇을 위해 말하는가?
니체는 『도덕의 계보』와 『선악의 저편』 등에서 ‘진리’라는 개념 자체가 객관적 실재가 아니라, 인간의 생존과 권력의지를 반영한 언어적 구축물이라고 보았다.
“진리는 일종의 은유, 환유, 인간의 망각에 의해 굳어진 일종의 환상이다.” ― 니체, 「진리와 거짓에 대한 비도덕적 고찰」
이 관점에서 보면, 김 여사의 “빌렸다 → 모조품이다 → 분실했다”는 진술 변화는 단순한 사실 왜곡의 문제가 아니라,
- 당시 자신의 위치(퍼스트레이디)와 이해관계에 따라 ‘진리’를 구성해낸 권력적 행위로 해석할 수 있다.
즉, 진리는 ‘있는 그대로의 사실’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방어하고 특정한 목적을 정당화하기 위한 언어적 연출로 기능하다.
‘위선’이란 무엇인가: 삶과 말이 일치하지 않을 때
니체는 위선을 단순한 거짓말이 아니라, **“삶의 양식이 말하는 방식과 불일치하는 태도”**로 보았다. 이는 다음의 문장에서 분명해진다.
“우리는 진리를 사랑하지 않는다. 단지 진리처럼 보이는 것을 사랑할 뿐이다.” ― 니체, 『선악의 저편』
김 여사의 해명은 외적으로는 “청렴한 삶, 소탈한 이미지”를 강조하면서도, 실제로는 고가의 사치품(그것이 진품이든 아니든)을 국제무대에서 착용하고, 이후 책임을 회피하려는 방식으로 대응했다는 점에서, ‘보여지는 이미지’와 ‘내면적 실천’의 간극, 즉 니체가 말하는 위선(Hybris)의 양상을 드러낸다.
‘권력의지’와 언어: 누가 말하고, 누가 침묵하는가?
니체에 따르면 언어는 중립적인 도구가 아니라, 권력을 가진 자가 세계를 해석하고 지배하는 수단이다.
김 여사가 “모조품”이라고 해명하는 순간, 그 말은 객관적 사실 여부를 떠나 ‘정치적 힘’을 발휘한다. 왜냐하면
- 그 진술은 법적 책임을 회피하고,
- 언론과 국민의 인식에 영향을 주며,
- 수사의 방향과 강도를 제한하려는 권력작용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니체가 말한 **‘진리조차 권력 투쟁의 도구’**라는 명제를 현실에서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장면이다.
니체의 철학은 이번 사안을 단순히 “진짜냐 가짜냐”, 혹은 **“법적으로 문제냐 아니냐”**라는 2차원적 접근에서 벗어나,
- ‘누가 무엇을 말하며, 그것이 어떤 권력을 행사하는가?’,
- ‘그 말이 삶과 얼마나 일치하는가?’,
- ‘말이 진실을 말하는가, 진실처럼 보이도록 꾸미는가?’ 를 물을 수 있게 해준다.
그런 점에서 이번 사건은 니체적 시선으로 보면, 현대 정치와 언어, 이미지의 권력에 대한 철학적 성찰의 한 장면이다.
그리고 우리에게 이렇게 묻을 수 있겠다.
“당신은 무엇을 ‘진리’라고 믿고, 누구의 말에 침묵하고 있는가?”
거짓의 옷은
진실보다 반짝여
눈을 멀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