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정 2025.09.15 08:49
김한솔 기자
<기사일부::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5일 조국혁신당 성비위 사건과 관련해 “뒤늦은 가해자 커밍아웃이 놀랍다”며 “고발자를 응원하고 그분을 대리한 강미숙 고문을 믿는다”고 밝혔다.
추 의원은 전날 밤 페이스북에서 “조국혁신당에서 5개월 전에 일어난 성비위 사건 가해자가 뒤늦게 등장해 사실관계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배가 지나간 흔적을 바다에서 찾을 리가 있나하는 계산인가”라고 덧붙였다.
추 의원은 “조국혁신당은 외부 전문가에 조사를 위탁하면서 즉시 취해야 할 조치들을 미루고 회피하는 사이에 (사건을) 진실게임으로 전환시켜 버렸다”고 적었다.
추 의원은 “피해자가 성비위 고발로 입는 상처 중에 가장 심각한 것은 단절”이라며 “가해자로 지목된 자의 주장처럼 아무 일 없었는데 소속한 집단으로부터, 사회적 편견으로부터, 자신이 쌓아올린 사회적 신용으로부터 해당 피해 여성이 단절의 피해를 감수하고 무엇 때문에 고발했겠는가”라고 밝혔다.
화담사유:;
성비위 사건과 이를 둘러싼 논란은
단순히 개인의 도덕적 일탈이 아니라,
집단이 스스로를 어떻게 정당화하고 보호하는지를 드러내는 장면이라 할 수 있다.
피해자의 목소리는 언제나 뒤늦게, 어렵게 드러나며,
가해자와 그를 감싸는 집단은
이미 권력과 언어를 선점한 상태에서 사실을 왜곡하거나 무효화하려 한다.
“뒤늦은 커밍아웃”이라는 표현 속에는 역설이 있다.
그것은 책임의 고백이 아니라,
오히려 책임을 회피하는 방어적 등장이다.
이때 우리는 집단적 기억의 작동 방식을 본다.
바다가 모든 흔적을 지워내듯,
시간이 흐를수록 권력자는 사건을 망각 속으로 밀어 넣으려 하고,
약자의 외침은 파도에 삼켜진다.
그러나 사회는 그런 흔적을 끝내 지워버리지 못한다.
결국 문제의 핵심은 정의를 향한 사회의 감각이 얼마나 살아 있는가이다.
가해자와 집단이 만들어내는 부정의 장막을 뚫고,
피해자의 목소리를 지켜내려는 이들의 연대가 없다면,
진실은 쉽게 침몰한다.
이 사건은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집단이 얼마나 자기 파괴적 망각에 쉽게 빠지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징후다.